다시 카이로에 돌아왔어요. 이번이 벌써 4번째? 정말 수없이 왔다갔다 했네요.
이제 남은 기간은 약 5일... 뭘하나 하다가 시와 사막을 가자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숙소에서 사막을 갈 일행을 구했죠.
하지만, 그때가 2월 말인지라. 사람들이 없더라구요ㅜㅜ 그래서 어쩌지 하고 있는데 어떤 일행 분들이 바하리야 사막을 가자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갔다왔다고 했더니 또 가자고 하시네요.
여행 중 갔던 곳을 또 가는 것은 그렇잖아요.

이틀 후 저는 다시 짐을 싸기 시작했습니다. 바하리야로 가기 위해서요.
너구리 라면과 소주에 넘어갔지요. ㅋㅋㅋ
그렇게 다시한번 바하리야 사막여행이 시작되었어요.
이번에는 1박 2일 코스로 갔죠. 역시나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수많은 삐끼들이 달려들었고, 선택을 하고 가지 않았던 우리는 수많은 삐끼들 중 나아보이는 곳으로 선정해 사막투어를 시작했습니다.
나중에 스위스인 부부 2명이 합류해 6명의 인원으로요.
코스는 2박3일 짜리보다 내용면에서 덜했어요. 안가는 곳도 많고, 음식도 별로였고, 날씨도 않좋았고, 계속 비교하게 되더라구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운전기사 아저씨가 스위스 인들만 편애하는거 있죠~!!!
나참... 핫산....ㅠㅁㅠ
저녁이 되었어요.
우리는 운전기사 아저씨의 편애에도 불구하고, 우리끼리 즐기자며 재미나게 놀았어요. 저번엔 볼 수 없었던 별똥별도 보았고, 은하수, 수많은 별들을 보며 다시 행복감을 느꼈죠.
그때... 마지막 모닥불이 꺼졌어요. 우리가 다시 불을 피워달라고 했죠. 그랬더니....
“나무가 없어, 빨리자~!!” 하는거예요.
나참 기가막혀서... “밥도 맛없어. 고구마도 안줘, 과일도 안사줘, 나무도 없어, 있는게 대체뭐야~!!!” 우리가 막 따졌죠. 그랬더니 슬쩍 자리를 피하더라구요,
이제 막 물이 올랐는데, 점점 더 재밌어 지는데, 불 없이 어떡하냐구요..
우리는 잘까 하고 생각도 해보았지만, 사막에서의 이밤, 이순간을 좀더 즐기고 싶고, 너무나 아깝다, 아쉬워라는 생각을 했죠.

그래서 나무를 구하러 가기로 했답니다.
사막에서는 우리말고도 여러 팀이 크루징을 하고 있었어요. 제일 가까운 곳으로 갔죠. 어두 컴컴한 곳을 지나 드디어 불빛이 있는 텐트에 도착했어요.
그곳에도 한국인 여자분 2명이 투어를 즐기고 있었죠. 나무가 남아 돌더라구요.
저는 일단 인사를 하고, 자초지종을 설명하며, 있는 애교 없는 애교, 부리면서 나무좀 달라고 떼를 썻습니다.
막. 나무에 뽀뽀하고, 나무가 나는 정말 좋다. 사랑한다. 그러면서 나무의 절실함을 목소리 높여 피력했죠.
그 모습이 보기 좋았나봐요. 귀여워보였나?? ㅋㅋ 나무와 더불어 팝콘, 과일, 고구마를 주었어요. 게다가 저보고 “아야”라는 이집션 네임까지 붙여주었어요.
정말 눈물나게 고마웠죠. 아아~ 이집션들의 정이란 ㅋㅋ
우리는 나무를 들고 의기양양하게 귀환했답니다. 덕분에 밤새도록 이야기를 나누며, 사막의 밤을 즐길 수 있었죠.

자려고 누웠는데, 별이 보인다. 은하수도 보인다.
벌써 두번째 사막의 밤인데 질리지 않고 올때마다 좋다.
아아~ 나는 별을 이불삼아 덮고 잔다~ㅋ 이렇게 비싼이불 덮어 봤어요?
잠들어 다시 일어나도 총총 빛나는 별이 보인다.
그렇게 밤이 깊어 간다.
행복하다

옆에서 스위스 부부가 뽀뽀를 한다.
제길...

이집트에서 가장 좋았던, 가장 기억에 남을 사막, 내 평생 잊을 수 없는 그곳,
오늘도 나는 사막이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