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1981년 초 가을에 이집트에 첫 발을 디딘 지 어언 26년이 지나가고 있다.
나이 35에 사업에 실패하고 이 곳에 직장을 얻어 3년을 근무하는 조건으로 이집트 땅을 밟았다. , 3년 후면 다시 귀국 하리라 던 다짐을 26년 이 지난 지금도 실행하지 못하고 있다.
7살 5살, 한 살짜리 어린 것들과, 결혼 후 한 번도 행복한 날을 만들어 주지 못했던 집사람과 함께 이집트 생활은 시작 되었다.

당시 필자는 다행히도 영어소통에 문제가 없었고, 봉제기술이 있어서 700명이 넘는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이집트 땅에 직장을 구한 것이다.
첫 직장을 마치고 개인사업을 시작했고 1990년 초에는 여행 업에 발을 디뎠고 리비아 건설 현장의 동아건설, 현대건설 , 대우건설, 신라건설 마주코 건설 등 1997년 IMF가 있기 전까지 무려 9만 명의 제3국 인력을 카이로를 통해 리비아까지 수송한 경험도 쌓았다.
1995-7년까지는 영국의 유수한 여행업체인 G.T.A( Gulliver’s travel Agent)의 이집트 내 Sole Agent,로 세게 각국에서 오는 관광객을 핸들링, 당시 한국의 내노라 하는 여행 업체들( 한진 관광, 롯데관광, 쿠니, 원더풀, 월드비젼...), 지금은 사라진 시에프랑스, 온누리 여행사 등의 대리점역할도 겸했었다. 근 20여 년간 여행사를 운영하면서 세계 각지에서 이집트를 찾아오는 수 만 명의 관광객을 안내했고, 국내의 정부기관에서, 사업체에서, 학교 등에서 의뢰해 오는 공식방문 단체를 안내하기도 했다.

여행업은 의지만 가지고 되는 것이 아니다. 성실과 근면, 친절과 정직이 뒷받침 돼야 하고 무엇보다도 약속한 서비스는 철저하게 지키려는 소명을 가지고 임해야 한다.
얄팍한 이기심에서 손님을 기만 하거나 쇼핑이나 옵션에 연연하면 그 여행업체의 수명은 짧을 수 밖에 없다.
초창기에는 패키지 관광의 대형 그룹이 여행의 패턴이었고, 인센티브 관광이 그 뒤를 잇다가 인터넷이 발달되면서 FIT. Individual 관광으로 그리고 이제는 Self Tour
(개별 맞춤관광)으로 이어지고 있다.
젊은 세대들의 영어 실력이 늘면서 굳이 한국인 가이드가 필요 없을 정도로 배낭 여행객이 늘고 있다.

필자는 이러한 개별 여행객들을 위해 페키지 관광 안내자(Guide)들이 대부분 간과하는 이집트 유물 및 유적들의 들의 숨은 예기를 적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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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스핑크스 (Sphinx)
스핑크스는 그리스 신화, 오디프스에 나오는 인면수신의 괴물이다.
기자의 3대 피라미드 구릉에 자리잡고 있는 이 스핑크스는 언제 그리고 누가 조각을 했는지 아직까지도 수수께끼로 남아있다.
혹자는 6천년 전에, 혹자는 대 피라미드 축성 시기에, 혹자는 스핑크스의 얼굴 모습이 제2피라미드 주인 카프라 왕의 얼굴을 닮았다 해서 그를 모델로 조각했을 것이다 라고 말한다. 또 어떤 이는 3대 피라미드의 수호신으로 제작했을 것이라고도 말한다. 그러나 이모든 說들은 허구에 지나지 않는다.

발굴된 파피루스 속에는 18왕조 이전에 스핑크스의 존재에 대한 언급이 없다.
제 4왕조 이전에는 스핑크스를 기록한 명문이 없다. 고대의 보물을 찾던 발굴 가들은 스핑크스를 모래 속에 파묻힌 채 까마득히 잊고 있다가 우연히 발굴된 기원을 알 수 없는 기념물로 언급해 놓은 명문을 하나 찾아냈다.
이 명문은 제4왕조 시대의 것으로, 이 왕조는 거의 5천년 전에 이집트를 통치했던 한 파라오 왕조이다. 그런데 이 고대의 왕들에게 조차 스핑크스는 까마득한 한 먼 옛날의 것으로 기록돼 있었던 것이다.

해마다 이른 봄이면 엄청난 위력의 회오리 바람인 공포의 카마신(Khamaseen)이 북부의 아프리카에서 불어온다. 마치 약탈과 승리에 목말라하는 침략군처럼 이 열풍이 불어닥칠 때에는 모래먼지가 동반된다. 소용돌이 치는 모래바람은 아무 곳이나 자신을 부려놓아 땅을 황금빛 장막으로 뒤덮어 버린다.
이 모래바람의 침공으로 인해 아무런 방어막이 없는 곳은 해가 갈수록 황무지로 변해버린다. 그것은 가옥과 건물과 기념물과 사원들 심지어는 한 도시를 고스란히 매장해 버린다.
수많은 이집트의 신전과 조각 상들이 카마신 모래에 의해 수 백 년 또는 수 천년 동안 인간들의 시야에서 그리고 기억에서 사라져 잊혀져 갔다.
스핑크스도 예외는 아니어서 지칠 줄 모르는 모래 바람에 의해 일곱 번이나 묻혀버렸으며 일곱 번이나 헤쳐 나와야 했다. 하지만 모래가 이집트의 신전과 조각 상들을 흔적도 없이 파묻어버리기는 했지만 그것들을 방부 처리하여 더 이상 파괴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임무수행을 겸하기도 했었다. 인간이 만든 석조 물에게는 아프리카의 따뜻하고 건조한 모래보다 더 훌륭한 보존 재는 아마도 없을 것이다.

스핑크스는 제4왕조의 파라오 이자 제2피라미드의 주인인 카프라에 의해 5천년 전에 처음으로 발굴되었다.
그 후 2천 년이 채 못 지나서 제18왕조의 파라오 투트메스 4세가 자신의 유명한 꿈에 의해 두 번째 구출의 임무를 떠맡게 된다. 그는 장차의 침공으로부터 스핑크스를 보호하기 위해 그 주위에 생 벽돌로 벽을 둘러치기까지 했다. 오늘날에도 이 벽돌들을 발견할 수 있는데 벽돌의 일부에는 아직도 왕의 이니셜이 찍힌 채로 남아 있다.
그러나 모래는 어느새 스물스물 기어올라와서는 이 돌거인을 삼켜버렸고 목까지 파묻혀 있던 스핑크스를 발견하고 다시금 구원의 손길을 뻗친 이는 타국의 왕인 로마의 철인 통치자 마르쿠스 이울레이우스였다.
바위를 깎아 만든 몸체와 머리부분과는 달리 벽돌구조로 된 가슴 아래쪽과 앞발은 떨어져나가 허물어진 상태였다. 왕은 그것 역시 세심하게 손질을 해 줬다.
아랍의 지배하에서는 이교도의 상징물인 스핑크스는 다시 완전히 냉대를 받아 황금색의 모래위로 회백색의 얼굴만을 겨우 드러낸 체 버려져 있었다.
19세기가 시작되기 전 까지는 아무도 그에게 동정의 눈길을 돌리지 않다가 마침내 이탈리아의 고고학자, 카빌리아가 스핑크스의 위 부분을 발굴하려 덤벼들게 되었다.
그러나 모래바람의 공격은 너무나 삽시간에 덮쳐와서 파헤쳐 놓은 부분이 다시 묻히지 않도록 유지하는 데만 긍긍하였다.
1896년 이집트 박물관의 설립자인 오귀스트 마리에트는 수에즈운하 개통을 기념하기 위해 다섯 번째의 시도로써 부분적으로 쌓여있는 모래무덤을 제거해 보려고 했지만 끝까지 사업을 이루어 내지 못했다.
33년 후에 그의 후임자인 마스페로는 같은 목적으로 프랑스에서 모금운동을 벌여 많은 기금을 모았다. 그는 스핑크스의 상당 부분이 햇빛을 보게 하는 데에 성공하였다. 일곱 번째이자 가장 최근의 노력은 이집트 정부가 모래를 최종적으로 청소하여 기단 부를 드러내어 놓기로 한 것이다. 기단을 내려오는 12미터 폭의 재단도 드러났다.
스핑크스는 이제야 비로소 자신의 존엄한 참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이다.

투트메스 4세가 스핑크스 두 앞발 사이에 서있는 붉은 돌기둥 위에다 매혹적인 상형문자로 새겨놓은 그의 신비한 꿈의 내용이 있다. 젊은 투트메스가 기자 부근의 사막 주변에서 친구들과 사냥을 하고 있을 때 그는 아직 왕자였다. 상형 문은 이렇게 계속된다.
“그는 남쪽 길 위에서 놀고 있었다. 사자와 사막의 양생동물들을 사냥하고 마차로 경주를 하였으니 그의 말은 바람보다 더 빨랐다.’
한 낮이 되어서야 그는 사냥 놀음에 지쳐서 말을 내렸다. 식사를 마친 후 그는 제단 앞에서 신들에게 기도를 올린 후 휴식에 들어갔다.
그리고 그는 깊은 잠에 빠졌다.
지엄하신 신께서 마치 아버지가 자식에게 친히 말씀하시는 듯한 소리를 들었다.
“진실로 나는 그대를 지켜보노라. 내 아들아 투트메스. 나는 그대와 그대의 아버지의 아버지, 이 왕국을 그대에게 줄 하르메키스(태양의 화신) 이니라. 그대는 그 붉은 왕관을 들어 올리리니, 이 땅의 끝간 데까지 그대의 것이 되리라.
그대의 머리 위에 신의 왕관이 빛나고 이집트로부터는 먹을 것이, 낯선 나라로부터는 값진 공물이 그대에게 바쳐지리라.”
약속된 왕관을 받고 싶으면 스핑크스 자신을 모래로부터 구해달라는 요청을 마지막으로 그는 꿈에서 깨어났다. 투트메스는 꿈속의 그 명령에 성실히 복종하여 스핑크스의 가슴팍까지 덮고 있는 모래를 치워내기 위해 많은 일꾼들을 동원했다. 스핑크스는 그 보답으로 자신의 약속을 성실히 지켰다.
위로 형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왕자는 투트메스 4세로서 파라오의 왕관을 물려받았고 이집트 군대를 몰고 가는 곳마다 승리를 거두었다.
그의 제국은 동으로는 메스포타미아로부터 남으로는 누비아의 나일강 제2폭포 이르렀으며 서로는 리비아의 베드윈 족을 물리치고 에디오피아 인들은 그가 약속 받았던 값진 공물들을 갖다 바쳤다.
그의 치하에서 이집트는 더욱더 부강해졌고 문명과 문화는 전에 없이 활짝 꽃피웠다.

태고부터 이 곳에는 신비의 마법이 성행했다.
스핑크스의 형상은 이 곳에 거하는 신성한 존재, 가장 위대한 영혼인 케페라를 상징하기 때문이다. 멤피스와 모든 지역의 주민들은 그의 앞에서 손을 치켜들고 기도를 올렸다.
로마인 플레니우스는 이미 1200년 전에 스핑크스를 일컬어,” 백성들로부터 하나의 신격으로 숭앙 받음으로써 누구도 감히 비평을 가하지 못할 신비의 예술 작품이라.”고 적고 있다.
스핑크스 주변에는 뒤쪽과 양 옆쪽으로 최근의 무덤들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다.
소위 ‘사자의 도시’가 펼쳐져 있다. 남쪽과 서쪽 북쪽의 사막위로 돌출한 바위언덕 위에는 온통 왕족의 시신과 귀족과 승려들의 미라가 든 석관을 넣기 위한 무덤들이 줄지어 퍼져있다. 거의 3천 년의 격차를 두고 두 개의 거대한 공동묘역이 서로 경계를 마주한 채 놓여 있다.
과연 “사자의 도시”라는 이름에 걸 맞게….

계속 ......

**참고 문헌**
A Search in Ancient Egypt – Paul Brant,
Ancient Egypt - Lienel Casson
이야기 세계사 - 김 경묵, 우 종익 편저
이집트 자료실 - 대영 박물관
고대 이집트 문명의 이해 – 이집트 박물관
이집트 여행 - 크리스티앙 자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