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서부가 석유개발로 들썩이고 있다. 과거에 금을 찾아 나선 이들의 골드러시에 비유되는 ‘오일러시(Oil Rush)’라는 말이 나올 정도. 알버타를 위풍당당한 로키산맥의 중심지로만 생각한다면 이곳에서 석유가 펑펑 솟아난다는 광경은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사실 알버타의 석유는 원유성분을 함유하고 있는 모래나 사암, 즉 ‘오일샌드’에서 채출하는 것이다.

첫눈에 ‘오일샌드’는 시커먼 흙이나 모래처럼 보일 뿐이지만 원유성분을 10% 이상 함유하고 있다. 노천에서 석탄을 캐듯이 굴착기로 채굴하는 ‘노천채굴’ 방식과 땅속에 시추 파이프를 박아 석유성분을 뽑아내는 ‘시추정 방식’ 두 가지로 채굴한다. 정유 과정의 기술이나 비용 때문에 개발되지 않았던 오일 샌드는 석유수요가 나날이 커지는 반면 유가가 배럴당 60달러를 호가하는 고유가 시대를 맞이하면서 중요한 자원으로 급부상했다.

알버타의 오일샌드 덕분에 캐나다의 원유매장량은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세계 2위. 이란이나 쿠웨이트보다도 앞선 당당한 산유국으로 자리매김했으며 하루에 북미 생산량의 10%인 100만 배럴을 생산해내고 있다. 지난 2년간 2만 6천여 개의 일자리가 생겼고 20%가 넘던 실업률은 올들어 3.1%로 급락했다. 석유업체들의 본사가 위치한 캘거리와 채굴현장인 포트 맥머리의 개발과 발전 상황도 눈이 부시다.

포트 맥머리는 알버타의 주도인 에드먼튼에서 북동쪽으로 435km, 캘거리에서 북쪽으로 650km 떨어진 지역. 수십 층 빌딩만한 굴착기가 쉴 새 없이 흙을 파내고 타이어의 지름만해도 3m가 넘는 덤프트럭이 흙을 받아 내려놓으며 시커먼 오일샌드를 발굴하는 모습은 장관을 이룬다. 오일샌드의 호황으로 포트 맥머리의 집 값은 이미 캐나다 최대도시인 토론토의 집값을 호가하고 있다.

한국도 최근 오일샌드 개발 대열에 합류했다. 기업들은 채굴 플랜트와 시추장비의 수출을 추진하고 있으며 한국석유공사는 지난달 24일 2억5000만 배럴 규모의 오일샌드 광구를 인수했다. 2008년 생산시설을 세워 2010년부터 하루 3만5000배럴의 원유를 생산할 계획이다. 현재 한국이 해외에서 유전 등을 확보해 생산하는 원유의 40%다

* 에드먼튼에서 포트 맥머리에 이르는 알버타 북부관광*
에드먼튼과 포트 맥머리 사이를 둘러보는 알버타 북부관광은 3일 코스 정도가 적당하다. 알버타의 주도이자 축제의 도시, 쇼핑의 천국인 에드먼튼을 둘러보고 엘크와 들소, 사슴들이 자유롭게 뛰어노는 ‘엘크 아일랜드 주립공원’, 전통복장을 한 가이드가 러시아 스프 보르시치를 선보이는 ‘우크라이나 문화유적지’를 거쳐 북미개척자들을 위한 물자 공급지로 1853년에 만들어진 유서깊은 마을 ‘락 라 비치(Lac La Biche)’를 거쳐 오일샌드의 중심지인 ‘포트 맥머리’에 이른다. 돌아오는 길에는 애서배스카 강을 따라 자리잡은 ‘애서배스카’ 마을에 들러 하이킹이나 싸이클링을 즐기고 캠핑장을 이용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