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페이시에서 MRT를 타고(나는 타이페이기차역에서 탐) 30-40분 정도를 달려가면 단수이(MRT 종점)라는 곳이 있다.
MRT로 갈수있어 교통이 편리하여 많은 사람들이 찾는 인기 휴양지이다.
MRT에서 내려서 입구로 나오면 바로 옆으로 보이는 곳이 모두 바다이다.
낮 2시쯤 도착했을때는 그저 보통 강가같은 느낌이 들지만 저녁에 와서 일몰이 질때쯤 바라본 바닷가는 너무나 아름다웠다.
멍하니 앉아서 20분을 바다만 바라보았다.
무척 더운 날씨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벤치에 앉아 삼삼오오모여 저녁을 먹는 모습도 보였다.
(대만사람들은 외식문화가 발달되어있다. 그래서 길거리에 서서 음식을 먹는 모습도 심심찮게 보인다.)

2시쯤 도착했을때 단수이 야시장을 둘러보았다.
역시 저녁에 봐야 제대로 볼수있을텐데 낮이라서 그런지 많은 상가가 문을 열지 않았다.
생각보다 꽤 넓은 시장 규모에 한번 놀랬고, 낮임에도 엄청 많은 사람들의 수에 다시 놀랬다.
하지만 역시 야시장은 저녁에 보는 것이 제 맛!! 저녁에 다시 오자 생각하고 같이 다닌 언니가 좋은 곳이 있다하여 그곳으로 이동했다.
단수이역 옆에 바로 있는 버스정류장에 가면 "위렌마토"로 갈 수 있는 버스가 있다.
버스가 정차하는 곳이 여러개가 있는데 첫번째 표지판에서 "紅26"에 탑승하여 15분 정도를 달려가면 "위렌마토"에 도착하게 된다.
(紅26의 종점에서 내리면 된다.^^)
아.. 여기서 위렌마토행 버스 TIP하나!!!
# MRT 하차 후 30분이내에 버스를 탑승하게되면 요금이 "7원"이다. 하지만 30분이 지나게 되면 "20원"이 된다.
버스에서 내려 정면을 보니 커다란 다리가 하나보인다.
저게 뭘까? “언니..저기가 어디에요?” “가서 봐요..진짜 멋져요”
가는 길에 다리 앞에서 웨딩야외촬영을 하는 신부의 모습도 보였다. 기념으로 한 장 찍어왔다..히히...
다리를 건너가는데.. 평일 이른 시간임에도 사람들이 북적였다.
언니가 하는 말..“아이구 시끄러워라.. 쟤네들 홍콩사람이에요..” “그래요?”
내가 듣기에.. 대만말이나 홍콩말이나 그게 그걸루 들리는데...큭큭....(얼른 중국어를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언니랑 내가 얘기하면서 지나가니까 사람들이 자꾸 쳐다봤다.
아마도.. 한국사람은 첨인듯...
하지만..저들은 내가 한국사람이 아니라 일본사람이라고 생각할것이다.
쟤네들은 일본어와 한국어를 구별하지 못했다.. (나름 속상..ㅠㅠ)
다리 중간쯤에 서서 아래를 내려다 보니 예쁜 이태리 식당도 보였고 길게 늘어선 음식들도 보였다.
해가 질때쯤의 그 모습이 너무 예쁘다길래 언니와 난 무작정 앉아서 기다렸다.
아이쿠.. 너무나 더운 날씨.. 언니와 나는 숨을 헐떡거리며 앉아서 기다렸다.
(나중에 우리는 서로를 보며 우리 바보다를 외쳤다. 10보만 걸어가면 시원한 편의점이 있는데..바보..)
째즈음악이 흐르는 이태리 식당의~ 옆쪽 음식 가게에서 초두부를 먹어봤다.
음... 김치같은게 올려져 있어 꽤 맛있어 보였다. 난 언니에게 당당하게 요구했다. “언니..나 저거 먹고파요~”
착한 언니... 하나 사주겠단다..히히히...
언니가 중국어로 뭐라고 막하더니 기가 막힌 표정으로 날 쳐다보며 뭐라고 한마디 하신다.
“웃겨.. 하나사면 20원이구 두개 사면 30원이래...” 그게 이상한가??? 히히히...
초두부를 입에 한움큼 우물우물 물고 앞쪽을 바라보니 배가 보였다.
아저씨의 호객행위.. 장난이 아니었다.
총 50분정도 소요된다고 하는데.. 그다지 타고싶은 생각이 없어서 일단 패스~
5시가 넘어가자 느적느적 저녁이 찾아옴을 알리는 붉은 어둠이 찾아왔고 난 그 어둠을 카메라에 열심히 담았다.
아무리 열심히 담고 담아도 그 아름다움을 제 재주로는 도저히 살릴 수 없었다.
몇 번을 찍고 또 찍어도 눈에 찍힌 그 광채를 내 안타까운 실력으로는 담을수가 없었다.
단수이를 가게 된다면 반드시 저녁이 찾아올때쯤의 위렌마토를 찾아봄을 꼭 추천한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찾아올 때 내렸던 정류장으로 가서 같은 버스 “紅26”을 타고 단수이 역으로 갔다.
단수이 역에 도착했을 때 이미 어둠으로 깜깜했고 여기저기 켜져있는 조명과 가게들의 불빛들로 낮에 보았던 맹숭한 바닷가를 아름답게 비춰주었다.
다시 야시장으로 향해서 이것저것 또 주워먹고(덕분에 살이 많이 쪘다..큭큭) 사진도 찍고...
가만히 벤치에 앉아서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구경하는것도 쏠쏠한 재미가 있었다.
많은 연인들이 손을 잡고 거니는 모습, 가족들끼리 음식을 가지고 와서 같이 먹으며 담소를 나누는 모습, 친구들끼리 운동을 하는 모습 등등..
순간 한국에 있는 친구들과 친지들이 그리웠다.
시간이 꽤 늦은 관계로 오래동안 있을수는 없었다.
다음에 갈 기회가 있다면 다음뻔엔 좀더 느긋하게 단수이를 즐기다 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