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합에서 마지막 점심을 먹었다. 해변가 식당에서 이 번에는 생선 튀김을 먹었다.
튀김 옷을 얇게 입혀서 바삭바삭한 게 맛이 있었다. 해변가에 즐비하게 늘어선 식당들을 보고 참 많이 발전 했음을 실감했다. 예전에 참 한가했는데….
관광을 국가산업으로 육성하려는 이집트 정부의 의지를 읽을 수 있었다. 나날이 발전해 가는 다합이 좋을 수도 있겠지만 바닷속에 버려진 패트 병이나 쓰레기가 떠올라 마음이 안타깝다.

식사가 끝나고 곧장 시내산으로 향발했다. 오후 2시경에 출발해서 2시간 정도 달릴 예정이다. 우리가 묵을 호텔은 St Catherine Plaza Hotel로 고도가 캐트린 수도원과 비슷한 해발 1500m에 위치해 있다.
나는,”산으로 높이 올라가면 귀가 멍멍해 지는 수가 있으니 그런 경우에는 입을 크게 벌리고 하품을 하듯이 하면 귀가 뻥 뚫린다.” 고 하면서 턱이 빠지는 시늉을 해 보여 모두다 깔깔대고 웃었다.
차창 밖으로는 산들이 눈 아래로 내려다 보이고 차는 어떤 때는 곧바로 어떤 때는 꾸불꾸불 돌면서 올라간다. UN군 감시 초소를 지나고, 이집트 국경수비대 초소를 지나면서 시나이 파노라마를 바라 보았다. 파노라마는 시나이 산들 중에서도 모래 사막이 넓게 펼쳐져 있는 곳으로, 서구 사람들은 이곳에 사는 베드윈(원주민) 들과 함께 시나이 산에 있는 사막투어를 하는 시발 점 이기도 하다.
큰 바위 밑에 몇 명의 베드윈들이 보인다.

시나이 반도에 사는 베드윈들은 북부 시나이에 7 종족, 남쪽에 13족 도합 20여 종족이 있지만, 같은 씨족들을 합하면 총체적으로 13족으로 좁혀진다.
그 중에서 아윤무사(마라) 지역에 300명 정도의 알라카드부족이 살고 있고, 누웨이바 지역에 1,300명 정도의 따르민 부족이 살며, 시내산 안 쪽으로는 쟈발카트 부족이 5,000 명도 살고 있다고 한다.
이제 우리는 쟈발카트 부족이 사는 마을들을 보면서 마지막 검문소에서 시내산 국립공원 입장료를 3$씩 내고 플라자 호텔에 도착 했다.

시내산 특유의 냄새가 난다. 여러 가지 풀들이 바람에 따라 향기를 낸다. 오직 시내산에서만 맡을 수 있는 독특한 향기다.
베드윈들은 석청을 따기도 하고, 약초를 채취하여 말려서 팔기도 한다. 그 동안 나는 이 시내산을 얼마나 많이 올랐던가? 그 때마다의 느낌과 감동이 되 살아난다. 1 년 만에 다시 오니 감회가 새롭다..

플라자 호텔은 고즈넉하고 오직 정적만이 감돈다. 이제 조금 더 지나면 카이로 쪽에서 또 타바쪽에서 성지순례 객들이 도착할 것이다.
저녁 식사는 7시부터 이고 새벽 산행을 준비 하 다 보니 그럭저럭 식사시간이 되어 식당으로 모였다. 새벽 두 시에 산행을 떠나려면 단 몇 시간이라도 잠을 자야 한다.
식당에서 수원에서 온 성지순례 객들을 만났다. 뜻밖에도 인솔자 (T/C)가 나를 알아봤다. 20여 년 전 나와 호흡을 맞추면서 함께 그룹을 진행했던 형제였다.
지금은 어엿한 여행사 사장이 되어 그룹을 인솔하고 있었고 나를 보자 깜작 반가워 했다. 나도 그를 만나 반가웠고 감회가 새로웠다.
그룹은 7월 인가 8월인가 신부서품을 받을 수원교구 소속의 부제님 들이었다.
20 년이나 지난 오늘 이 곳에서 그 형제를 다시 만나다니….새벽 성산 등반이 순조로울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마음이 환해 진다. “다합에서 스쿠버 다이빙을 했고, 다음 행선지인 이 곳으로 왔으며 앞으로도 10여일 이상을 서부사막을 답사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더니 그의 눈이 등잔 만하게 커진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