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로마의 문화를 물려 받은 유럽을 여행하다 발견하는 가장 부러운 부분은 바로 사람들의 자유로운 모습들이다. 특별히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 아니라면 국가나 사회는 최대한 개인생활에 간섭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다들 남을 의식하는 삶을 살기 보다는 자신만의 개성을 유지하는 삶을 추구하며 자유롭게 살아가고 있다. 물론 사회보장 제도가 발달해 기초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복지시스템이 받처 주는 것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사람들은 자신들의 개성을 간직 하려고 한다. 또한 정치적인 문제나 사회문제에도 자기의 목소리를 분명하게 내고 주장을 펼치는 모습들은 정말 부러운 모습들이다. 그들의 이 같은 모습은 그리스시대 “아고라” 라고 하는 광장에서의 토론문화와 로마시대 히포드롬등에서 여는 다양한 정치적 이벤트를 통하여 대중과 소통하는 전통에서 시작되었다.

이스탄불의 히포드롬(hippodrom)은 로마시대 이러한 문화가 남아 있는 곳이다. 히포드롬은 전차경기를 주 목적으로 하는 다목적 공간으로 그리스어인 히포스(말)와 드로모스(길 혹은 경주)에서 유래한 단어이다. 로마 황제 셉티미우스세베루스는 혼란한 시기 정적들을 물리치고 로마의 황제에 오른 인물로 비잔티움(이스탄불)을 점령하고 히포드롬을 세웠다. 그후 324년 콘스탄티누스1 황제가 비잔티움을 새로운 로마의 수도 콘스탄티노폴(이스탄불)로 정하고 히포드롬을 길이 450m, 폭 120m 약 10만명 수용하는 발굽 모양 “U”의 경기장으로 확장하였다.

이곳에서 532년 1월 10일 전차 경기중 일어난 응원단의 충돌에서 시작된 “니카 반란”은 동로마역사에서 가장큰 정치적 폭동중 하나였다. 경기의 과열로 양팀으로 갈려 응원하던 지주와 귀족등 기득권세력을 기반으로 하는 청색단(정통 기독교)과 기술자나 상인등 중산계층을 기반으로 하는 녹색단(소아시아계 기독교 기반의 단성론자) )의 충돌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황제가 두 조직의 주동자를 교수형에 처하자 이에 불만을 품고있던 군중이 13일 재개된 전차 경기도중 합심하여 반란을 일으킨다. 반란 군중이 새로운 황제를 옹립하고 반란세력이 커지자 유스티니아누스 1세는 군대를 동원하여 히포드롬을 포위하고 모여 있던 3만명의 군중을 살륙하고 반란을 진압한다. 반란 당시 아야소피아(Ayasofya)등 콘스탄티노플의 많은 곳이 화재로 피해를 입었다.

  
니카 반란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좀더 깊게 들어가면 스펙타클하다. 반란을 진압한 황제는 삼촌 유스티누스 1세가 자식이 없자 양자로 입양하여 키운 황제 유스티니아누스 1세 그리고 황후인 테오도라의 아버지는 히포드롬 곰 조련사였고 자신은 어린시절 무희였고 매춘부였다고 한다. 그러나 똑똑한 황후로 알려진 테오도라는 황제가 반란으로 피난을 가려하자 길을 막고 “황제가 입고 있는 옷이 가장 훌륭한 수의다”라고 하며 피난길을 막았고 벨리사리우스장군등은 보내 반란군중을 진압했다. 벨리사리우스장군은 과부인 안토니나라는 여인과 결혼하였는데 그녀는 황후 테오도라의 절친으로 알려져있다. 황제 유스티니아누스 1세는 똑똑한 황후와 벨리사리우스장군의 확약으로 영토확장과 《유스티니아누스 법전》을 편찬하며 화려한 비잔티움제국의 번영을 이끌었다.

“니카 반란”은 당시 군중들이 “승리”를 뜻 하는 “니카” 함성을 지른데서 유래 했다. 체육용품 “나이키”는 “니케”의 영어식 표현이다.

  
많은 이야기를 간직한 이스탄불 히포드롬 지금은 공원으로 24시간 개방되어 있으며 블루모스크옆에 있다. 히포드롬에는 이집트에서 가저온 오빌리스크와 독일 황제 빌헬름2세가 오스만제국을 방문시 받은 환대에 대한 보답으로 독일로 돌아가서 제작하여 1898년 기차로 운반되어 이곳에 설치한 분수대가 있다.

터키 땅은 어디나 세계사의 중요한 무대가 되었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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